본 연구는 비수도권 중소도시 청년세대의 생애 단계별 ‘부모됨’에 대한 인식을 탐색하고, 그 경험의 본질적 의미를 이해하고자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청주시를 사례로 미혼, 신혼, 양육 단계에 있는 청년 32명을 대상으로 대면 개별 심층면접을 실시하였으며, 수집된 자료는 지오르기(Giorgi)의 현상학적 분석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참여자들의 ‘부모됨’에 대한 인식은 개인의 가치관이나 단일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조건과 공간적 환경, 관계 경험, 제도적 맥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생활세계 속에서 형성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첫째, 주거, 일자리와 같은 경제적 기반은 결혼과 출산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전제 조건으로 경험되었으며, 이는 부모됨을 유예하거나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둘째, 지역 내 문화·여가 환경과 돌봄 인프라의 제약은 일상 세계의 범위를 축소시키는 경험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양육 단계에서는 공간적 고립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셋째, 참여자들은 부모됨 이전의 ‘나’를 유지하려는 정체성 인식을 보이며, 결혼과 출산을 필수적 생애 단계가 아닌 조정 가능한 선택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넷째, 출산·양육 관련 정책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일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었으며, 이는 제도에 대한 신뢰 약화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됨’이 단일 시점에서 결정되는 사건이 아니라, 생애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재구성되는 경험적 과정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은 개인의 가치관을 넘어, 지역적 생활환경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며 형성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비수도권 중소도시 청년들의 경험을 현상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저출생 현상에 대한 이해를 보다 입체적으로 확장하고, 지역 기반 정책 설계에 있어 생활세계의 맥락을 반영할 필요성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