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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매일] 지정학적 갈등, ‘신뢰와 협력’으로 극복 새글핫이슈
기고자 : 김영배 충북연구원장 신문사 : 충청매일 게시일 : 2026.03.16 조회수 : 29

[2026. 03. 16. 발간]

[충청매일 - 오피니언 - 칼럼 - 김영배의 지속가능한 세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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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갈등의 이면에 담긴 의미를 차분히 되짚어보고, 장기적인 대응 방향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세계 평화의 제도적 기반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동시에 흔들 수 있는 복합적인 위험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지금과 같은 국제 갈등의 흐름은 낯선 일이 아니다. 20세기 초 세계가 겪은 대공황과 유럽의 장기 경기침체는 단순한 경제 위기를 넘어 국제질서와 정치체제의 균형을 흔든 사건이었다. 경제 위기 자체가 곧바로 전쟁을 초래하지 않지만, 경제적 불안이 극단주의 정치와 보호주의, 군사주의와 결합할 때 세계는 급격히 불안정해질 수 있다.

 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은 실업과 빈곤을 급격히 늘리고 국제무역을 위축시켰다. 각국은 보호무역으로 위기를 넘기려 했고, 유럽에서는 경제 불안 속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였고 독일의 나치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강력해졌다. 일본도 경제 위기를 명분으로 대륙 침략을 확대했고, 결국 경제 위기와 군사적 팽창주의가 결합하면서 세계는 전쟁으로 향했다.

 당시 미국 역시 대공황 속에서 고립주의를 강화했지만, 전쟁이 확대되자 결국 국제질서 유지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안정적인 국제질서는 개방적인 경제질서와 국제협력 위에서 유지된다는 교훈을 얻었고, 전후 국제사회는 유엔(UN)과 다양한 국제기구를 통해 협력 체제를 구축하게 되었다. 또한 1970년대 오일쇼크는 경제와 에너지가 정치적 갈등과 결합할 때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고 스태그플레이션 등 세계 경제 전체가 침몰할 수 있다는 큰 교훈을 남겼다.

 이 역사적 경험은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현실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최근 국제정치는 미-중 전략경쟁, 공급망 재편, 보호주의 확산 등으로 점차 분절화되고 있다. 자국 중심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전략적 자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상호 의존 구조를 약화하고 있다. 또한 전쟁은 세계의 관심과 자원을 다른 중요한 문제들로부터 빼앗는다. 실제로 최근 중동 갈등이 격화되면서 러-우 전쟁 해결이나 기후 대응 논의가 뒤로 밀리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는 그 상호연결을 ‘협력의 선순환’이 아니라 ‘위기의 악순환’으로 바꾼다.

  결국 전쟁과 갈등은 평화만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의 시간 자체를 무너뜨린다. 인프라는 복구할 수 있지만 신뢰와 제도, 교육과 인적자본을 회복하는 데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상호 신뢰와 협력적 제도는 갈등을 완화하는 중요한 안전장치다. 이 역사 속 교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지속가능한 경제와 평화적 국제질서 속에서 번영과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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