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타임즈] 제국은 왜 스스로 문을 닫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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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가끔 섬뜩할 정도로 닮은 얼굴로 돌아온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압박하기 위해 꺼내 든 무기는 1930년 관세법이다. 대공황의 기억과 함께 거론되는 ‘스무트-홀리 관세법’이다. 미국은 이 법 338조를 사실상 처음으로 발동해 약 200억불 규모의 캐나다산 일부 상품에 50%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중국과 관세전쟁을 벌여온 미국의 칼끝이 오랜 동맹인 캐나다로 향한 것이다. 스무트-홀리법이 대공황을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금융위기와 통화정책 실패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국이 높은 관세장벽을 세우자 다른 나라들도 보복에 나섰고 세계교역은 더욱 위축됐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던 선택이 결과적으로 대공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 것은 분명하다. 200여 년 전 나폴레옹도 비슷한 선택을 했다. 1805년 트라팔가 해전에서 영국에 패한 뒤 군사력으로 영국을 굴복시키기 어렵게 되자 대륙봉쇄령을 내려 유럽 국가들의 영국과의 교역을 차단했다. 그러나 영국과의 교역을 포기하기 어려웠던 포르투갈이 따르지 않자 1807년 침공했고, 뒤이어 이베리아반도에서 6년간의 전쟁에 빠져들었다. 봉쇄가 길어질수록 영국보다 유럽대륙의 불만이 더 커졌다. 물가는 오르고 밀수가 번성했다. 러시아마저 봉쇄체제에서 이탈하자 나폴레옹은 1812년 60만 명이 넘는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로 향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영국을 쓰러뜨리기 위해 만든 경제봉쇄가 역설적으로 자신의 제국을 흔드는 계기가 된 것이다. 최근 미국을 보면서 묘한 기시감이 드는 이유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시작된 관세전쟁이 이제 캐나다까지 향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힘으로 상대국에 선택을 요구한다. 그러나 캐나다는 9월부터 맞대응 관세로 대응했고 동맹국들도 미국만 바라보기보다 새로운 시장과 공급망을 찾고 있다. 강대국이 힘을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위험한 순간은 자신의 힘을 과신하고 상대의 반응과 그 비용을 과소평가할 때다. 나폴레옹은 유럽이 자신의 명령을 따를 것이라고 믿었고, 1930년 미국은 높은 관세가 자국 산업을 지켜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경제에는 상대가 있고 상대 역시 움직인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그 다음이다. 캐나다를 향한 칼끝이 어느 우방국으로 향할지 알 수 없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모두 중요한 시장이고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 같은 전략산업이 많다. 경쟁력이 크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압박받을 지점도 많다는 뜻이다. 충북의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는 미국·중국·유럽의 시장과 공급망에 깊숙이 연결돼 있다. 워싱턴에서 결정된 관세 하나가 청주와 충주, 음성·진천·제천의 공장과 일자리까지 흔들 수 있다. 시장과 공급망을 분산해야 하는 이유다.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강대국이 자신이 만든 질서를 스스로 허물기 시작할 때의 모습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그래서 질문은 남는다. 제국은 외부의 적 때문에 무너지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힘을 너무 믿기 시작할 때부터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일까. 출처 : 충청타임즈(https://www.cc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925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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